제3시집 · 이 화려한 침묵

추억으로 오는/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2. 5. 15. 22:12

 

 

    추억으로 오는

 

     정숙자

 

 

  비오는 창 밖

  바라다보면

  우산도 없이 서 있는 그대

 

  바람 불거나

  안개 낀 날도

  돌아가지 않고 서 있는 그대

 

  추억으로 오는 그대이기에

  마중도 배웅도 모르는 채로

 

  둘이서 놓친 하나의 사랑

  합칠 수 없는 둘이의 꿈을

 

  제자리 멈추어 지키는 그대

  궂은 날엔 더 슬피 서 있는 그대.

 

    -------------

  * 시집 『이 화려한 침묵』에서/ 1993. 4. 26.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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