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장례식
- 패스티시기법으로
죽음은 시인을 지배하지 못한다; 딜런 토마스
문정희
시인의 장례식은 없다
시인이 죽고 난 후
시인의 시가 사라질 때
그때 시인은 죽는다고 한다
시인은 장례식 없이
광활한 망각 속으로 사라지거나
책 속에 살아 있다
시인의 장례식은 시간이 치른다
시인은 사랑하고 분노하고 노래할 뿐이다
어떤 시인은 영속永續에 대한 갈망으로
서둘러 시비를 세우고
기념관을 짓지만
그런 시인일수록
안타깝게도 목숨이 죽자마자 죽는다
시인의 장례식은 없다
아니 장례식을 한 후에도
영롱하게 천년을 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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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문학청춘』 2021-봄(47)호 <문학청춘의 시와 시인> 에서
* 문정희/ 1947년 전남 보성 출생, 1969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응』『나는 문이다』『다산의 처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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