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스윙 댄스*_시인 최정례에게/ 이경림

검지 정숙자 2021. 6. 6. 23:48

 

    스윙 댄스*

    -시인 최정례에게

 

    이경림

 

 

  그 모호한 뭉게구름 속에는*

  예를 들어 이런 말들이 있었다

 

  백혈구 떨어져서 무균실에 와 있어요

  여름은 여기서 이렇게 날 것 같아요

 

  그런데 초호화 1인 호텔이네

  전망 끝내주고 여름 여기서 날 것 같아요

 

  일생 나만을 위해 이런 호젓한 시간 가진 적 있나

  역설적으로 코로나 시대에 가장 안전한 곳 같네

 

  그럼 난* 구름 뚫고 지나가는 조용한 비행기처럼

  이렇게 말해본다

 

  -지금 여긴 비가 오네

  '타인의 자유' 읽다가 울었어

 

  -좀 어때? 좋아지고 있지?

  아 참 산타모니카는 잘 있지?

 

  그 모호한 뭉게구름 속에는 또

  이런 말들이 있었다

 

  -내일 무균실에서 나가 다시 치료시작

  워낙 희귀세포라 나랑 비슷한 게 없어 그걸 연구한대요

  머리카락은 다 밀었고

 

  그리고 어느 새벽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가 갔습니다

 

  그 모호한 뭉게구름 속에는

  예를 들어 이런 말들이 생략되어 있었다

 

  "머리에 붉은 꽃을 꽂고 그녀가

  북당나귀라는 별에 내리는 걸 본 것도 같다고

      -전문-

 

    * 최정례 시 「스윙댄스」의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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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사람』 2021-여름(100)호 <100호 기념특집/ 시인이 시인에게>에서

   * 이경림/ 1989년『문학과비평』으로 등단, 시집『급! 고독』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