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댄스*
-시인 최정례에게
이경림
그 모호한 뭉게구름 속에는*
예를 들어 이런 말들이 있었다
백혈구 떨어져서 무균실에 와 있어요
여름은 여기서 이렇게 날 것 같아요
그런데 초호화 1인 호텔이네
전망 끝내주고 여름 여기서 날 것 같아요
일생 나만을 위해 이런 호젓한 시간 가진 적 있나
역설적으로 코로나 시대에 가장 안전한 곳 같네
그럼 난* 구름 뚫고 지나가는 조용한 비행기처럼
이렇게 말해본다
-지금 여긴 비가 오네
'타인의 자유' 읽다가 울었어
-좀 어때? 좋아지고 있지?
아 참 산타모니카는 잘 있지?
그 모호한 뭉게구름 속에는 또
이런 말들이 있었다
-내일 무균실에서 나가 다시 치료시작
워낙 희귀세포라 나랑 비슷한 게 없어 그걸 연구한대요
머리카락은 다 밀었고
그리고 어느 새벽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가 갔습니다
그 모호한 뭉게구름 속에는
예를 들어 이런 말들이 생략되어 있었다
"머리에 붉은 꽃을 꽂고 그녀가
북당나귀라는 별에 내리는 걸 본 것도 같다고
-전문-
* 최정례 시 「스윙댄스」의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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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사람』 2021-여름(100)호 <100호 기념특집/ 시인이 시인에게>에서
* 이경림/ 1989년『문학과비평』으로 등단, 시집『급! 고독』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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