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최금녀
참나무 책상
바람 반대편 산비탈에서 나에게 왔다
줄자도 없는 때
왼쪽이 기울면 오른쪽에 종이를 끼우고 썼다
기우뚱할 때마다
웬 사랑이라는 말이 자주 튀어나오다가
나무에 턱을 고이면
햇볕이 쫓아와 노트를 비추었다
참나무 한 그루에
나를 겹치고
가장자리 어긋난 시를 썼다
참나무 심장 속에서 푸른색 잉크가 풀려나오고
시에서는 생나무 타는 냄새가 났다
이른 새벽
홀로 깨어
절뚝거리며
다 버리고
다 걸어왔다는 듯
네 다리로 버티고 선
참나무 책상에서
들풀 같은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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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로 여는 세상』 2021-봄(77)호 <신작>에서
* 최금녀/ 1998년 『문예운동』으로 등단, 시집 『바람에게 밥 사주고 싶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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