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단어
오민석
당신은 내 가슴의 무너진 담벼락
닫히지 않는 창문
검은 바람의 통로
나무는 부르르 떨며 눈물을 흘리고
빛 아닌 것들이 늪으로 빠져드네
당신은 내 심장의 구멍
뚫린 지붕 위에서 천둥이 치고
불의 언어가 이마를 쪼개네
당신은 사라진 단어
돌아오지 않는 손님
찢겨진 책장冊張
푸른 정거장엔 흰 바람이 광목처럼 나부끼고
나는 오늘도 늑대처럼 우네
들판엔 질경이들 쓰러지고
민들레 홀씨들은 공중을 떠도는데
나의 나여,
나의 너여,
이제 내 심장 깊숙이 너를 묻으마
잠시 안녕
---------------------
* 『문학과 창작』 2021-봄(169)호 <중견시인 16인/ 신작시>에서
* 오민석/ 1990년 『한길문학』으로 등단, 시집 『굿모닝 에브리원』 외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벤치 에세이/ 임서원 (0) | 2021.03.20 |
|---|---|
| 그대에게 가는 길/ 전인식 (0) | 2021.03.20 |
| 봄날 피고 진 꽃에 대한 기억/ 신동호 (0) | 2021.03.17 |
| 바람소리/ 이경 (0) | 2021.03.17 |
| 팔상전 바람벽에 기대어/ 홍사성 (0) | 2021.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