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상전 바람벽에 기대어
홍사성
국보 55호 속리산 법주사 팔상전은 5층짜리 목조건물로 부처님 일생을 여덟 가지 그림으로 그려 걸어놓았다
도솔천에서 흰 코끼리 타고 와 태중에 드는 모습 룸비니 꽃동산에서 이 세상에 태어나는 모습 동서남북 놀러 다니다 인생무상 느끼는 모습 욕망으로 덧칠된 생활 뿌리치고 출가하는 모습 깊은 산속에 들어가 고행 수도하는 모습 보리수 아래서 새벽별 떠오를 때 깨닫는 모습 녹야원에서 시작해 45년 동안 설법하러 다니는 모습 늙고 병들어 쿠시나 사라나무 아래서 열반하는 모습
요컨대 부처님도 태어나 늙고 병들어 움직이지 못할 그날까지 애쓰며 살다가 마지막으로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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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창작』 2021-봄(169)호 <2000년대 시인 26인/ 신작시>에서
* 홍사성/ 2007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터널을 지나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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