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미한 날의 풍경
윤용선
저기 저기에
누가 혼자 웅크리고 앉아
찬 가랑비를 맞고 있네
하찮은 기별 하나마저
당최 먼저 건넬 줄 모르는
무심한 내일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젖고 있네
어쩌면 가는귀를 먹어서
세상 요란하게 굴러가는 소리도
까맣게 놓치고 있는지 몰라
그렇지 않고서야
누가 부르지 않아도
제 발로 왔다 제 발로 가버리는
차가운 내일을 굳이 기다리겠나
어제도 오늘도
젖는 줄을 모르고 저리 젖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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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펀』 2020-겨울(19)호 <사이펀의 시인들/ 신작시>에서
* 윤용선/ 강원 춘천 출생, 197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가을 박물관에 갇히다』 『딱딱해지는 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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