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어느 무미한 날의 풍경/ 윤용선

검지 정숙자 2021. 3. 14. 20:37

 

    어느 무미한 날의 풍경

 

    윤용선

 

 

  저기 저기에

  누가 혼자 웅크리고 앉아

  찬 가랑비를 맞고 있네

  하찮은 기별 하나마저

  당최 먼저 건넬 줄 모르는

  무심한 내일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젖고 있네

  어쩌면 가는귀를 먹어서

  세상 요란하게 굴러가는 소리도

  까맣게 놓치고 있는지 몰라

  그렇지 않고서야

  누가 부르지 않아도

  제 발로 왔다 제 발로 가버리는

  차가운 내일을 굳이 기다리겠나

  어제도 오늘도

  젖는 줄을 모르고 저리 젖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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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펀』 2020-겨울(19)호 <사이펀의 시인들/ 신작시>에서

   * 윤용선/ 강원 춘천 출생, 197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가을 박물관에 갇히다』 『딱딱해지는 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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