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12회 열린시학상 시 부문 수상자 자선대표작> 中
나의 시작
박병두
어젯밤
거울이 삼킨 건
씹지 않고 넘긴 수다와 난폭한 가시
밤새 뒤척이다
말을 거두어 버렸다
얼굴에는 형식이 없다
진화된 표정이 필요할 뿐이다
거울의 성장판이 멈춘 게 다행인가
당신을 발설하지 않아도
우월한 내 상처들
아무렇지도 않게 가면을 뒤집어쓴다
얼굴 안에 또 다른 얼굴이 난무하다
카멜레온이 카멜레온을 껴안는다
그러나 내 맥박이 빨라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터져버릴 것 같은 심장의 태도를 숨기느라
하루에도 몇 번씩
당신의 손을 놓는다
나를 닮은 당신은 알고 있을까
소리 없이 쌓여가는 표정들의 역설을
심장이 화석이 되어 가는 울음들의 독백을
-전문-
*심사위원: 이지엽 · 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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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시학』 2020-겨울(97)호 <제12회 열린시학상 시 부문 수상자 자선대표작> 에서
* 주영금/ 2018년 『열린시학』으로 등단, 청마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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