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거울/ 황치복

검지 정숙자 2021. 2. 20. 02:22

<2020, 제57회 열린시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中

 

    거울

 

    황치복

 

 

  아침이면 매번 낯선 남자가 나타난다

  매끄럽고 하얀 표면에 기시감을 새기며

  환한 빛

  박막 속으로

  파고드는 음영陰影

 

  반전 없는 세상에서 반전을 꿈꾸다가

  상상으로 건너가는 나이면서 나 아닌 것들

  태연히

  햇살을 쬐다

  그윽하게 사라진다

 

  마음이 어지러우면 아득한 가면 속에서

  상상 속을 활보하고 밤 새워 나를 벗는다

  퀭한 눈

  불거진 광대뼈

  슬픈 영혼 웃고 있다

    -전문-

 

 

   *심사위원: 이지엽  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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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시학』 2020-겨울(97)호 <제57회 열린시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에서

   * 황치복/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 저서 『동아시아 근대 문학사상의 비교 연구』 『현대시조의 폭과 깊이』 『젊은 시인들의 새로운 시선』, 역서 『나츠메 소시키 문명론』 『나츠메 소시키 문학예술론』,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