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배롱나무꽃/ 김왕노

검지 정숙자 2021. 2. 9. 00:04

 

    배롱나무꽃

 

    김왕노

 

 

  어머니가 배롱나무로 배롱나무 꽃 피우며 이승의 내 곁을 떠도는 것을 안다. 뼈만 남은 몸으로 뼈를 으깨듯이 쥐어짜서 꽃 피우며 피운 꽃으로 자식의 그늘이라도 밝히려 내 곁을 떠돈다는 것을 안다. 내 죄짓고 집으로 돌아가면 집 모퉁이에 선 뼈만 남은 어머니가 피운 배롱나무 꽃은 울음 꽃, 울음 꽃, 배롱나무 울음 꽃이 휘황찬란하면 내 밤은 참회의 밤, 이리저리 몸 뒤척이다가 보면 환히 밝아오는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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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당문학』 2021-상반기호 <신작시 특집>에서

   * 김왕노/ 경북 포항 출생,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복사꽃 아래로 가는 천년』 『말달리자 아버지』 등, 디카 시집 『게릴라』『이별 그 후의 날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