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하이바이, 19/ 임솔내

검지 정숙자 2021. 2. 8. 02:53

 

    하이바이, 19

 

    임솔내

 

 

  섬처럼 사느라

  엄마를 내다버린 곳에 가지 못했다

  허연 칠순의 아들이 구순의 어미를

  음압병동으로 옮기는 걸

  멀리서 바라만 보는 모습 티비에 뜬다

 

  꿈처럼 자꾸 도망가라 멀어져라

  혼밥으로도 이미 아득해졌을 길

  헤지고 굽어진 길 어귀에서

  서로 기다릴 텐데

 

  눈에서조차 멀어지면

  어쩌자고

  꽃은 자꾸 떠서 지고 있는데

 

  이제 가야지

  엄마 버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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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당문학』 2021-상반기호 <신작시>에서

   * 임솔내/ 1999년 『자유문학』으로 등단, 시집 『나뭇잎의 QR코드』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