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느시*/ 박성민

검지 정숙자 2021. 1. 29. 20:09

 

    느시*

 

    박성민

 

 

  노을을 뒤척이며 손톱을 물어뜯고

  저녁까지 앓던 능선은 몸 돌려 눕습니다

  당신도 움켜쥘 수 없는

  발톱이 세 개입니까?

 

  툭툭 튀던 심장을 깃털 속에 넣거나

  따뜻하게 목도리에 비빌 수도 있습니다

  누구를 닮아가는지 모를

  울음을 풀어줍니다

 

  한 번도 나뭇가지에 앉아본 적 없습니다

  눈물이 번져가도 피어나지 않는 꽃들

  당신의 이름을 잊는 데

  일생이 지나갑니다

     -전문-

 

 

    * 느시: 천연기념물인 겨울새. 들칠면조라고도 함, 짧은 발가락 3개에 뒷발가락이 없어서 나무에 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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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다층』 2020-가을(88)호 <다층 시조> 에서

   * 박성민/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쌍봉낙타의 꿈』 『어쩌자고 그대는 먼 속에 떠 있는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