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시*
박성민
노을을 뒤척이며 손톱을 물어뜯고
저녁까지 앓던 능선은 몸 돌려 눕습니다
당신도 움켜쥘 수 없는
발톱이 세 개입니까?
툭툭 튀던 심장을 깃털 속에 넣거나
따뜻하게 목도리에 비빌 수도 있습니다
누구를 닮아가는지 모를
울음을 풀어줍니다
한 번도 나뭇가지에 앉아본 적 없습니다
눈물이 번져가도 피어나지 않는 꽃들
당신의 이름을 잊는 데
일생이 지나갑니다
-전문-
* 느시: 천연기념물인 겨울새. 들칠면조라고도 함, 짧은 발가락 3개에 뒷발가락이 없어서 나무에 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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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다층』 2020-가을(88)호 <다층 시조> 에서
* 박성민/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쌍봉낙타의 꿈』 『어쩌자고 그대는 먼 속에 떠 있는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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