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선 지구전이다
-유언시
정숙자
대신 누벼줄 수 없는 사막
낙타 한 마리 물려주지 못하는 비애
저 세상 가서도 눈에 밟힐, 내
아들아 딸아
창 밖을 내다보아라
하늘과 나무뿌리에 마지막 말 묻어두노니
사람보다 먼저 태어나, 사람보다 먼저 사람을 알고, 사람에게 다칠지라도 사람을
용서하며, 사람보다 오래 살아 한겨울에도 태양을 파는 그 서늘한 ‘식물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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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화집:『시로 쓴 유언』에서
*2008.2월/좋은책터 굿글로벌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