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김완하_세계정신의 관점에서...(발췌)/ 길 : 조병화

검지 정숙자 2021. 1. 11. 02:12

 

   

 

    조병화(1921-2003, 82세)

 

 

  산을 넘어도 산

  고개를 넘어도 고개

  개울을 넘어도 개울

  길은 그저 묵묵히 간다.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

  사방 텅 비어 있는 우주

  끝이 보이지 않는 길

  길은 그저 묵묵히 이어진다.

 

  길을 따라 나선 마음

  기다리는 사람은 없어도

  그저 길을 따라 가고픈 마음.

 

  산을 넘어도 고개를 넘어도

  그저 묵묵한 길

    -전문-

 

  세계정신의 관점에서 본 조병화의 시_진정한 자유인의 표상(발췌)_ 김완하/ 문학평론가 

  조병화 시인(1921-2003, 82세)는 50여 년 이상의 작품 활동 기간 동안 53권의 시집을 발간하였다. 그의 방대한 양의 시에 대한 평가는 시의 대중화와 이를 통한 독자들과의 다양한 스킨십을 인정하면서도, 인생론적인 내용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그 표현의 평이성을 지적하곤 한다. 따라서 언어예술의 첨단이라고 하는 시에서 언어에 대한 절차와 탁마의 과정은 조병화의 경우 자칫하면 소홀하게 다루어졌다고 지적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p. 226)

 

  그분의 시집에 실린 「길」은 인간의 숙명으로서의 길을 암시하고 있다. 그에게 첫 시집으로부터 비롯된 'rlf'에 대한 관심은 그의 생의 전반으로 확장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생의 보편적인 메타퍼로서의 '길'에 대한 탐색은 조병화 시에서 대단히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그분의 문학적 활로는 인생에 대한 탐색으로 집중되고 있었던 것이다. (p. 시 230/ 론 23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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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파란』 2020-겨울호 <조병화의 시>에서  

  * 김완하/ 1987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허공이 키우는 나무』 『집우물』 등, 저서 『한국 현대시 지형과 심층』 『한국 현대 시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