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노트
- 시인 오규원의 편지 2
김성춘
오늘은 꿈속에서 시를 만났다
나는 가슴으로 울었다
*
춘春. 작품 잘 받았다.
너가 가진 가장 고집스런 버릇의 하나는 언어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너가 읽은 시 가운데서 가장 마음에 든 언어가 곧 너의 시 속에 전부 동원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너의 언어가 없다는 말이 되고, 또한 너무 남의 말에만 정신을 뺏기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너는 아직도 음악이니 춤이니 새니 하는 나약한 언어를 즐긴다. 여기에 요주의要注意하기 바란다. 너의 시에 쓰일 언어는 너가 찾아야 한다. 새로운 언어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1970년 7. 2. 규원
추신: 나에겐 이런 친절도 베푼 사람이 없었다는 걸 잊지 말길!
* 이 편지는 내 친구 고(故) 오규원 시인이 1969년 무렵 상경하여 서울 '한림출판사'에 근무할 당시, 내게 나의 습작품에 대한 소견을 보내온 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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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 2020-가을호 <시에 시> 에서
* 김성춘/ 1974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방어진 시편』 『바다와의 동행』 『물소리 찬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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