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신인문학상/ 최지인

검지 정숙자 2020. 7. 29. 02:32

 

 

    신인문학상

 

    최지인

 

 

  나는 정말 너를 대신해서 기뻐하고 있다

  상패와 꽃다발 들고

  두 손 가득

  이 자리에 네가 참석하지 못했지만

  별일 아닌 걸

  시시콜콜 떠들다 보면

  별일이 다 있지? 허고

  거울이 되어주었던 사람아

  밥상 없이 맨바닥에서

  하얀 쌀밥에 깻잎절임

  허겁지겁 먹던 새벽

  밥 한 숟가락 말없이

  내 그릇에 옮겨주던 이여

  언젠가 네 곁을 떠나더라도

  경건히

 

  아픈 사람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했다 진료실 바깥에서

  환자들 서로 힐끔거리며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믿음이 안 간다

 

  벌써 몇 해가 흘렀다

 

  ----------------

  * 『딩아돌하』 2020-여름호 <신작시>에서

  * 최지인/ 경기 광명 출생,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 수상,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제의 죽음/ 김광기  (0) 2020.07.30
웃음삭제/ 김신혜  (0) 2020.07.29
소금인간/ 유희경  (0) 2020.07.27
호구 이야기/ 류미야  (0) 2020.07.27
밭/ 문무학  (0) 202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