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인간 2
서안나
우리는 두 번째 토요일에
3-1번 출구에서 모입니다
누군가 새로운 시집이 나온다고 하네요
참석할 것이라며
모두 핸드폰에 메모했습니다
시집이 그날 나오지 않더라도
반드시 만나자고 웃으면서요
3층에서 만나 1층에서 만나자고 약속했습니다
1층의 약속은 더 전생에 가깝지요
뜨거운 여름 한강변에서 만나
뜨거운 삼겹살을 먹고
뜨거운 차를 마시고
우리는 뜨거운 강과 바람을 만날 예정입니다
네 발의 짐승이 되어 불길을 통과하고
나이테와 뿌리를 거쳐
젖은 두 발로 바람과 강물 속을 오래 걸어
흐릿하게
지워져
흰 뼈만 남아 허랑방탕하게 돌아오겠지요
시집이 나오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ㅁ이라고 쓰고
나는
구업에 갇힙니다
흙으로 무너져 태어나는 중이지요
우리는 두 번째 토요일
3-1번 출구에서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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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동네』 2020-7월호 <신작시 # 1>에서
* 서안나/ 1990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 시집 『플롯 속의 그녀들』 『립스틱 발달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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