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극단적 선택/ 심언주

검지 정숙자 2020. 6. 23. 14:23

 

 

    극단적 선택

 

    심언주

 

 

  똑같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는데

  내 목은 그대로 있고

  꽃은 목이 부러져 있다.

 

  배관 공사를 엉터리로 한 공무원 목을 자르겠다고

  꽃나무 아래서

  아버지는 핏대 세우며 소릴 지른다.

 

  안녕히 계세요.

 

  아주 간 줄 알았는데

 

  작년에 뛰어내렸던 똑같은 장소에

  꽃이 다시 몰려나와 있다.

 

  매달려 있거나 말거나

  떨어져 내리거나 말거나

 

  나라에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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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 정신』 2020-여름호 <신작시>에서

  * 심언주/ 200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4월아, 미안하다』 『비는 염소를 몰고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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