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父子
정진석
어느 詩人이 카톡으로 보내준 동영상
펭귄 父子 가파르게 경사진 氷山 빙벽을 오릅니다
아빠펭귄 앞서 뒤뚱뒤뚱 갑니다
오르다 미끄러져 밀렸다가
다시 이리저리 골라 수차례 미끄러 내렸다가
아주 어렵게 頂上 올랐습니다
뒤따르는 아기퓅귄 조금 오르다
반질번질 미끄러워 도로 내려가고
포도시 올랐다가 아까보다 더 밑으로 쭉 미끄러지고
아빠펭귄 다 오른 위에서 가만히 봅니다
먼 앞길 내다보다가 이따금 고개 돌려 내려다보곤
한 발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 그대로 서서
무던히 기다립니다
조마조마 참 안타까웠습니다
대신 올라줄 수 없는 찢어지는 心情
얼마나 애탔을까, 아빠펭귄
얼마나 힘들었쓸까, 자그마한 아기펭귄
아빠펭귄도 저 벅찬 얼음길
눈부시고 미끌번질 높다란 얼음고갯길
애간장 녹이게 딱할 뿐인 아빠펭귄
잡아줄 수도 끌어줄 수도 없고
내려가 밑에서 받쳐주거나 밀어줄 수도 없는 상황
끝내 못 오르면 굶어, 얼어, 떨어져, 잡혀 죽을 수 있을 판
용케 기언시 올라왔습니다
마침내 어린 아기펭귄도 아슬조마 가까스로
奇蹟같이
새끼 다 오른 걸 확인하자 곧바로 뒤돌아보지 않은 채
그제사 아빠펭귄 또 앞장서서 길 떠납니다
氣盡脈盡 팡긴 아기펭귄 잠시 쉴 새도 없이 쫓아 움직입니다
아, 떨리고 사난 이 시한 지나면 봄날 오려나
지금 눈 수북 쌓인 빙판 凍土길 무선 찬바람에 눈보라 호되게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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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정신』 2020-여름호 <신작시>에서
* 정진석/ 197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1986년 『월간문학』 평론 당선, 시집 『사월리 비타령』외, 저서 『한성기 평전』 『조남익의 시와 삶』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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