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시>
강물 앞에서
맹문재
멀리서 바라본 것과는 달리
강물의 물살이 엄청나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류로 내려가면서 약한 곳을 찾아보았지만
어디든지 만만하지 않았다
나는 포기한 채
넘실거리는 물살을 바라보며
왜 강을 건너려고 했는지 생각해보았다
나의 경험을 자신한 것인가
남은 힘을 확인해보고 싶었던 것인가
담력을 키우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가 아닌가
걸어온 시간을 매듭지으려 했던 것인가
어떤 답도 얻지 못한 채
나의 착각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다시 강 건너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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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학』 2020-봄호 <권두시> 에서
* 맹문재/ 1991년『문학정신』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책이 무거운 이유』『기룬 어린 양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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