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사진
김생
없으므로 위대해졌다
없으므로 유용해지고 없으므로 나는 너를 되풀이한다
이미 닿았다가 소실점을 향해 멀어지는 것들을 생각한다
너는 작은 조리개 구멍으로 숨어 들어온 빛처럼 환하다가
도저히 찍힐 수 없는 환영幻影이 되기도 했었지
멀어서 더 높고 높아서 너는 내게 없다
시간이라는 육체도 없는 것에서 흐느낌이 들려온다
너를 내 방식으로 해석하고 너를 수없이 인화하는 동안
시간은 물이었다가 얼음이었다가
이윽고 물이었다
가장 멀어서 꿈에 보이는 사람아,
눈발 날리는 오류역에서 다시 너를 기다리고 있다
올 수 없으므로 해서 그리움의 가속도로 오고 있는
피로한 너의 눈을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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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여기는 눈이 내리는 중입니다』에서/ 2019. 8. 23. <현대시학사> 펴냄
* 김생/ 전북 고창 출생, 2014년『시인동네』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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