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팔신호등
정숙자
얘들아,
이제 곧 겨울이란다
은행나무 온몸에 노란불이 켜졌습니다
머잖아 발 시린 해가
빨간 신호로 바뀔 거란다
눈보라 몰아칠 밤을 헤아려
황금빛은행나무는
잘 여문 은행알들을 아낌없이 뿌려줍니다
앞산뒷산 바라다보면…
손톱발톱 깨물다보면…
얘들아,
이제 곧 꽃봄이란다
은행나무 심장에 파란불이 들어옵니다
*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2011,사화집『노랑말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