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생선의 눈
정숙자
죽고 싶다. 죽어야겠다. (차라리)
그런 마음. 꺼내면 안 돼. 왜냐고?
저 머나먼
경계 밖에서
그랬잖아
살고 싶다. 살아야겠다. (진정으로)
그런 바람 포개다가 여기 왔잖아
엄마-wormhole을 통해 왔잖아
갖고 싶었던 그 삶
지금이잖아. 여기가 거기잖아
죽어본 적 없으면서 겁 없이 '죽음 희망' 그런 거
품지 말자꾸나. 우리! 경험으로 죽는 건 괜찮지만
경험일 수 없는 죽음 속에서
오늘 이 순간 아주 잊은 채
다시 태어나고 싶을 거잖아? 이게 몇 번째 생일까 생각해봤니? 만약 말이야. 그 비밀이 열린다면, 우린 또 얼마나 큰 후회와 자책/가책에 시달릴까 생각해봤니?
접시에 누운 생선이 나를 바라보면서···
종을 초월한 자의 언어로 그런 말을 하더군
그로부터 난 생선의 눈을 먹지 않게 되었지
-------------
* 웹진『시인광장』 2018-11월호
'그룹명 > 나의 근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죄는 시간에게 물어라 (0) | 2018.11.17 |
---|---|
이슬 프로젝트-43 (0) | 2018.11.16 |
이슬 프로젝트-39 (0) | 2018.09.28 |
얼음은 직선으로 부서진다 (0) | 2018.09.27 |
이슬 프로젝트-40 (0) | 2018.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