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이슬 프로젝트-43

검지 정숙자 2018. 11. 16. 01:50

 

    이슬 프로젝트-43

 

     정숙자

 

 

  그는 그 자신의 아나키스트// 어둠뿐인 슬픔뿐인 우울 하나-왕이 된 생애. 날마다 각오 각성하는, 그는 그 자신의 아나키스트-아방가르드. 자신 말고는 적군도 요새도 없는 그는 그 자신의 아나키스트-아방가르드.

 

  문 밖 강물은 소리 없이 깊어지고

  뒤꼍 대나무들 안개와 울음

  삼키며 잠들곤 했네

 

  파도는 바다의

  나뭇잎은 나무의

 

  아나키스트-아방가르드, 아나키는 아나키즘의 아나키스트-아방가르드

 

  그는 그 자신의 안일과 퇴폐를 향한, 가장 초라한 총구를 닦는 그 촉구만으로 세상에는 없는 태양을 찾네. 구태여 끌지 않아도 평균율-긴장. 그는 애당초 자신의 역린을 거스르는 역린.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아킬레스.

 

  분투만이 그에게는 헛것이 아닌, 허투가 아닌 아나키스트-아방가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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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 2018-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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