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명사
정숙자
신생아에게 어른은 신이다
태어나자마자 울지 않으면 그는 온전한 인간으로의 가능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어른은 그 손 지키기 위해 두 발목 거꾸로 모아 들고 볼기를 친다.
울어라, 울어라, 울어라,
소리쳐 울지 않으면 안 된다
살려거든 울어라
아기가 가까스로 울음을 터뜨린다
안도한다 겨우
될까? 인간이?
그리고 신은 수시로 확인한다
그에게 주어진 길 다 겪을 때까지… 언제 울었는지, 다시 울 수 있는지, 온전한 인간으로의 발걸음이 아직도 그대로인지. (이제는 볼기가 아니다)
마음을, 정신을, 경계를 뒤흔들어보기도 한다. 어쨌든 언제든 울 수 있는 심장이 남아있어야만 (인간적인…) 너무나 비인간적인 인간에서 벗어난다.
삶의 보증서,
고통 뒤에
직인이 찍히기를 기다린다
신은 안다 그 체읍이 사기인지 아닌지 한눈에 파악한다
투명한 눈물… 그 너울 속에 꽃눈 하나, 깃털 한 잎 들어있다
내 엄동 뒤에, 당신의 설한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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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창작 』2018-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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