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이 노트

상처에 의미를 부여하면 안 돼 외 1편/ 하태완

검지 정숙자 2018. 4. 28. 15:34

 

 

        상처에

        의미를 부여하면 안 돼 

       

            하태완

 

 

소중히 여겼던 사람에게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은 상처를 받았다

면, 그 상처를 그대로 인정하고 운명이 정해준 대로 아파해야 한다.

 

마음의 상처도 몸에 생기는 물리적 상처와 다를 바 없다.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 주변에서 건네오는 위로의 말은 단지 상처를

조금 더 빨리 아물도록 도와주는 약간의 치료일 뿐이지, 절대 그

상처를 모두 아물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먼저 내 자신부터가 나의 편이 되어서 나를 위로하고 나

를 걱정하고 나를 품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평범하게 흘

러가는 시간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몸에 생긴 상처도 그렇듯이. 

 

고맙게도 시간이 흘러서 마음의 상처가 모두 아물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조금 남아 있는 흉터를 보며 꼭 다짐해야 한다.

 

"두 번 다시

같은 곳에

같은 상처는

남기지 말아야지."

 

그걸로 된 거다.

 

이미 상처를 받았고, 시간이 흘러 그 상처가 아물었고, 약간의 흉

타가 남은 것. 그게 전부다. 그 상처에 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

억지로 아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냥 그때의 아픔을 기억하고 두 번 다시 비슷한 사랑에게 비슷

한 성처를 받지 않으면 되는 거다.

   (p.p. 218. 219.)

 

 

        너의

        가장 큰 문제점

 

           

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을 너무 많이 믿어버리는 것과

그 사람에게 네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과

그 사람의 사소한 행동에도 흔들리는 것과

너를 희생하면서까지 그 사람의 잘못을 억지로 감싸주고,

네가 아파하면서까지 그 사람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을 너무 쉽게 믿고,

또 상처받고,

그렇게 받은 상처 때문에

처절하게 망가져버리는 것. 

 

그게 바로, 너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p.p. 256. 257.)

 

 -----------------

* 하태완 에세이 『모든 순간이 너였다』에서/ 초판 발행 1쇄 2018.2.16./ 초판 33쇄 발행 2018.4.3.<(주)위즈덤하우스> 펴냄

'수경이 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물감자국  (0) 2019.01.02
멘붕 온 날/ 정유진  (0) 2018.04.28
혼자가 편한 척 외 1편/ 하태완  (0) 2018.04.28
오늘 날씨가 좋아서.../ 정유진  (0) 2018.03.25
정유진/ 정숙자  (0) 2017.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