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
의미를 부여하면 안 돼
하태완
소중히 여겼던 사람에게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은 상처를 받았다
면, 그 상처를 그대로 인정하고 운명이 정해준 대로 아파해야 한다.
마음의 상처도 몸에 생기는 물리적 상처와 다를 바 없다.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 주변에서 건네오는 위로의 말은 단지 상처를
조금 더 빨리 아물도록 도와주는 약간의 치료일 뿐이지, 절대 그
상처를 모두 아물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먼저 내 자신부터가 나의 편이 되어서 나를 위로하고 나
를 걱정하고 나를 품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평범하게 흘
러가는 시간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몸에 생긴 상처도 그렇듯이.
고맙게도 시간이 흘러서 마음의 상처가 모두 아물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조금 남아 있는 흉터를 보며 꼭 다짐해야 한다.
"두 번 다시
같은 곳에
같은 상처는
남기지 말아야지."
그걸로 된 거다.
이미 상처를 받았고, 시간이 흘러 그 상처가 아물었고, 약간의 흉
타가 남은 것. 그게 전부다. 그 상처에 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
억지로 아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냥 그때의 아픔을 기억하고 두 번 다시 비슷한 사랑에게 비슷
한 성처를 받지 않으면 되는 거다.
(p.p. 218. 219.)
너의
가장 큰 문제점
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을 너무 많이 믿어버리는 것과
그 사람에게 네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과
그 사람의 사소한 행동에도 흔들리는 것과
너를 희생하면서까지 그 사람의 잘못을 억지로 감싸주고,
네가 아파하면서까지 그 사람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을 너무 쉽게 믿고,
또 상처받고,
그렇게 받은 상처 때문에
처절하게 망가져버리는 것.
그게 바로, 너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p.p. 256.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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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완 에세이 『모든 순간이 너였다』에서/ 초판 발행 1쇄 2018.2.16./ 초판 33쇄 발행 2018.4.3.<(주)위즈덤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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