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월상(月傷)/ 이상

검지 정숙자 2018. 3. 3. 02:59

 

 

    월상月傷

 

    이상(1910-1937, 27세)

 

 

그수염난 사람은 시계를 끄내어보았다. 나도시계를 끄내어 보았다. 늦었

다고그랬다. 늦었다고 그랬다. 

 

일주야一週夜나늦어서 달은떴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 심통心痛한 차

림이였다. 만신창이滿身瘡痍       아마 혈우병인가도 싶었다.

지상에는 금시 산비酸鼻할악취가 미만彌蔓하였다. 나는 달이있는 반대

방향으로 걷기시작하였다. 나는 걱정하였다       어떻게 달이저렇게 비

참한가하는       

 

작일昨日의 일을 생각하였다       그암흑을       그리고 내일의일도       

그암흑을       

 

달은지지遲遲하게도 행진하지않는다. 나의 그겨우있는 그림자가 상하

上下하였다. 달은 제체중에 견디기 어려운 것같았다. 그리고 내일의 암

흑의 불길을 징후徵候하였다. 나는이제는 다른달을 찾어내이지 않으면

안되게되었다.

나는 엄동嚴冬과같은 천문과 싸워야한다. 빙하와 설산雪山가운데 동결

凍結하지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나는 달에대한 일은 모두 잊어버려야만

한다       새로운 별을 발견하기 위하여       

 

금시로 나는도도한 대음향을 들으리라. 달은 추락할것이다. 지구는 피투

성이가 되리라.

사람들은 전율하리라. 부상한 달의 악혈惡血가운데 유영하면서 드디여

결빙結氷하야버리고 말것이다.

 

이상한 귀기鬼氣가 내골수에침입하여 들어오는가싶다. 태양은 단념한

지상최후의 비극을 나만이 예감할수가 있을것같다.

드디어나는 내전방 前方에 질주하는 내그림자를 추격하여 앞설수있었

다. 내뒤에 꼬리를 이끌며 내그림자가 나를쫓는다.

내앞에달이있다. 새로운       새로운       

불과같은      혹은 화려한 홍수같은        

  -전문-

 

* 편저자의 말> 中 : 띄어쓰기는 전적으로 이상의 독자적인 의도가 반영된 원문 그대로를 따르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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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범순 수정확정 『이상시전집 꽃속에꽃을피우다 2』2017. 12. 12. <나녹那碌> 펴냄

* 신범순/ 충남 서천 출생, 저서 『이상의무한정원삼차각나비』,『노래의 상상계』('수사'와 존재생태 기호학),『이상문학연구-불과 홍수의 달』외, 포항미술관(poma)에서 한국거석문명에 대한 전시를 했고 한국과 세계 암각화에 대한 여러 번의 강연을 했다. 현재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상 학회장, 한국현대문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