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부고_조정권 시인 별세, 향년 68세

검지 정숙자 2017. 12. 18. 21:48

 

<부고>

 

   추모 시인 조정권(1949~2017, 68세)

 

 

  육신이란 바람에 굴러가는 헌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다

  영혼이 그 위를 지그시 내려누르지 않는다면

   -「산정묘지」 

 

  조정권 선생은 1949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1970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40여 년 동안 정신주의 시의 지평을 넓히고 그 가치를 공고히 함으로써 한국시의 정신사에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강철같이 자신을 버티려는 악착스런 결의"로 우주적 질서와 고결한 정신에 천착해온 선생은 『산정묘지』와 『신성한 숲』에서 한국적 신성을 형상화함으로써 드높은 시적 경지에 도달하였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 발원하여 인간의 삶으로 귀의하는, 실존적 차원에서의 지극한 사랑과 연민을 시에 담아내어 한국시의 형이상학적 미학적 한계를 극복하였다. ▩

 

  *『서정시학』2017-겨울호 <표 2>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