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강희근_명작의 자리/ 인형의 집 : 헨리크 입센

검지 정숙자 2017. 11. 13. 18:20

 

<『월간문학』2017-11월호 / 명작의 자리>

 

     헨리크 입센,

  인형의 집」

 

    강희근

 

 

  입센(1828~1906, 78세)은 노르웨이의 사실주의 극작가로 「인형의 집」,「페르귄트」,「유령」등으로 유명하다. 그는 대학 가기를 포기하고 극작에 몰두했으며 노동단체에 가입하는 한편 무대예술에 생애를 바쳤다. 1851년 베르겐 국립극장에서 무대감독을 했고 1857년 크리스티아니아에 신설된 노르웨이극장으로 이동하여 일했다. 그는 여성 해방운동가 토레센과 결혼하여 그 영향을 받았고 양성평등에 문제 제기를 하는 등 연극이 시대의 거울임을 입증해 보였다.

  1879년 52세 때 「인형의 집」을 써서 획기적인 여성해방의 바람을 일으켰다. 주인공 노라는 한 사람의 아내이기 전에, 스스로 낳은 자식들의 어머니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야겠다는 각성을 하는데 작품은 이 과정을 리얼하게 그려 최초의 페미니즘 연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부터 138년 전의 일인데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남녀의 사회적 지위는 현격히 달라져왔지만 양성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는 아직도 해결할 지점이 존재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일 터이다.

  필자는 최근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노르웨이의 베르겐과 수도 오슬로를 들렀다. 오슬로에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베풀어지는 시청 있고 입센이 거닐던 카를 거리가 있고 입센이 오후 1시에 매일 들렀던 그랜드 카페가 있다. 그곳에는 노라와 같거나 노라와 다른 기질을 가진 여인들도 들어가 차를 마신다고 한다. 근처에는 국립 오슬로극장이 노르웨이 연극의 현주소를 드러내며 버티고 서 있다. 세월이 흘러도 희곡과 연극, 무대가 있는 곳 거기에 그가 있음을 증언해 주기라도 하는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