齒科에서
金宗吉(1926~2017, 91세)
60년이 넘도록
몇십 톤의 食糧을 씹고 바수었는가.
윗니는 완전한 틀니이고,
애랫니도 내 것은 여닐곱 개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또,
몇 톤의 食糧을 씹고 바술 작정인가.
나는 다시 齒科에 와서 내 齒牙를 수리하고 보강한다.
齒科椅子에 비스듬히 누운 채
내 스스로의 악착스러움에
지긋이 눈을 감는다.
--------------
*『시사사』2017. 5-6월호 <우리시의 현장/ 김종길 추모 특집 _ 시 리뷰>에서
'작고 시인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진경_자선친필 시고/ 눈오는 지도 : 윤동주 (0) | 2017.08.27 |
---|---|
김치성_자선친필 시고/ 서시 : 윤동주 (0) | 2017.08.26 |
김종태_무에서 유를, 순간에서 영원을(발췌)/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0) | 2017.07.17 |
오성호_문학은 무엇이었는가(발췌)/ 귀농(歸農) : 백석 (0) | 2017.06.18 |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신석정 (0) | 2017.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