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齒科에서/ 김종길

검지 정숙자 2017. 7. 27. 22:25

 

 

    齒科에서

 

   金宗吉(1926~2017, 91세)

 

 

  60년이 넘도록

  몇십 톤의 食糧을 씹고 바수었는가. 

 

  윗니는 완전한 틀니이고,

  애랫니도 내 것은 여닐곱  개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또,

  몇 톤의 食糧을 씹고 바술 작정인가.

  나는 다시 齒科에 와서 내 齒牙를 수리하고 보강한다.

 

  齒科椅子에 비스듬히 누운 채

  내 스스로의 악착스러움에

  지긋이 눈을 감는다.

 

   --------------

  *『시사사』2017. 5-6월호 <우리시의 현장/ 김종길 추모 특집 _ 시 리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