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천국, 라면지옥
반칠환
시속 물정 모르는 스님 하나
김밥천국 들어오신다.
원야김치 참누모? 이 뭣고?
조채치즈 치드듬? 이 뭣고?
김김김김 김김김? 이 뭣고?
밥밥밥밥 밥밥밥? 이 뭣고?
1 1 2 2 2 2 2 ? 이 뭣고?
0 5 0 0 0 0 8 ? 이 뭣고?
0 0 0 0 0 0 0 ? 이 뭣고?
0 0 0 0 0 0 0 ? 이 뭣고?
어려운 천칠백 공안 다 풀어봤지만
저자거리 분식집 이 난해한
칠언절구와 난수표, 다 뭣고?
세로쓰기를 가로로 읽으며
이 뭣고? 거듭하다 몰록 깨달아
법열에 겨워 소리친다.
‘보살님? 떡라면에 원조김밥 추가!’
터진 옆구리
라면 가닥 같은 골목길
김밥천국 유리창에 나부낀다.
‘삶은 계란’도 있어요.
*『시향』2011-봄호 <지난 계절의 시>에서
* 반칠환/ 충북 청주 출생, 1992년《동아일보》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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