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신진숙_풀 한 포기의 서정(발췌)/ 시인 : 문효치

검지 정숙자 2017. 6. 17. 00:22

 

 

    시인

 

    문효치

 

 

  시인의 혼령은

  나비가 되었다

 

  '서정주'라고 써서

  허공에 걸면

 

  그 이름 이내 꽃이 되고

  나비 날아왔다

 

  저 꽃 없었으면

  이 허공

  어찌 했을까

 

  보내고 또 보내도

  쉬임없이 오는

  막막한 세월

 

  저 꽃 없었으면

  이 막막함

  어찌 했을까

   - 전문- 

 

 

  풀 한 포기의 서정(발췌) _ 신진숙

  시란 무엇인가. 포기될 수 없는 오래된 물음이다. 세상의 모든 시는 언제나 이 물음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시인의 이 물음은 답을 찾는 과정만이 존재할 뿐 정답이 없다. 답이 있을 수 없으므로 시는 무한히 계속된다. 무한히 물음을 연장한다. 물음이 중지되는 순간 시 쓰기 또한 중지될 것이다. 그러므로 단 한 편의 시, 단 하나의 서정이란 존재할 수 없다. 무한한 시, 무한한 시의 여정이 존재할 뿐이다.이 말은 한 시인의 삶에서도 어느 정도 자명한 일일 것이다. 가령 시인은 어느 날 홀로 시 쓰기의 운명을 시작한다.기원과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 사실 시 쓰기라는 험로에서 본다면, 출발점이 언제이고 무엇인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시라는 언어, 시라는 형식이 아니고서는 표현할 수 없는 마음 혹은 물음이 존재한다는 진실이 있다./ 시로 구성되어야만 하는 어떤 감정들을 발견하는 순간, 시인은 시가 더 이상 외부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시라는 물음의 기나긴 과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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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표현』2017-6월호 <이 달의 시인/ 신작시/ 평론> 에서

  * 문효치/ 1966년 《서울신문》《한국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무령왕의 나무새』『모데미풀』외,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 · 한국시협상 등 수상

  * 신진숙/ 문학평론가, 2005년『유심』으로 등단, 평론집『윤리적인 유혹, 아름다움의 윤리』외, 현 경희대 국제지역연구원 HK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