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윤동주를 만나다/ 강희근

검지 정숙자 2017. 6. 17. 00:59

 

 

    윤동주를 만나다

     -후쿠오카 감옥, 그리고

 

    강희근

 

 

  나를 기다려 아직 살아있을 것이오 하카타역 개찰구에서

에스컬레이터 계단에서 늦은 저녁 센트라자 호텔 프런트에

서 잠시 잠시 나와 있을 것이오 피골이 상접해 있는 것 바라

볼까 봐 손 씻고 얼굴 씻고 용정에서 보내온 단벌 한복 차림

나와 있을 것이오 그때의 그 감옥은 어디론가 갔고 구치소만

남아 있고 여리디여린 몸 피하지 못한 살인 주사 맞던 방 피

말라가던 방 시멘트 사각의 방 매 순간 외로움 불어오던 방

방문을 겨우겨우 밀치고 나와 있을 것이오

 

  그 방은 아파트로 무심히 바꿔 앉아 있고 훨훨 오르지 못하

고 낭하에서는 소름 끼치는 역사를 조선 고무신 끌면서 기다

리고 있을 것이오 동주, 자유와 자립의 새가 되어 조금씩 의

리의 시간 포르르 포르르 운신하면서 나의 벗 기다리고 있을

것이오 감금의 담장은 높지 않지만 아파트 7, 8층 들여놓고

별 헤는 높이로 서 있는 곳, 오로지 나만을 그리며 시 한 줄

쓰면서 읽으면서 오오 71년 내 보내지 아니한 벗 반가운 미

소, 고개 부끄리며 건네올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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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표현』2017-6월호 <신작시 광장> 에서

  * 강희근/ 1965년 《서울신문》신춘문예 당선, 시집『프란치스코의 아침』『우리시 짓는 법』외, 현 경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