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암표상/ 이미산

검지 정숙자 2017. 6. 16. 00:59

 

 

    암표상

 

    이미산

 

 

  티켓 있어요.

  누구의 호객인가

  이명에 떠다니는 나의 티켓들

 

  조문객이 되어 마른눈물 훔칠 때

  더 흘리거나 덜 흘리는 티켓의 눈물을

  꼬깃꼬깃한 테두리와 그렁한 눈동자와 불어터진

  유효기간을 생각했다

 

  불온은 음란하고

  거짓은 게으름보다 더 검은 피라는

  낯익은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위패가 움켜쥔 티켓을

  불온을 외치다 불운이 된 목소리를

  유예시킨 행운을 생각했다

 

  모든 불운은 갈망하는 행운이므로

  하나의 티켓 속에 출렁이는 속삭임 출렁이는 불운들

  뒤엉킨 기억과 불편한 목소리들

  돌아서서 뒤돌아보는 주인이 있다

  두렵고 안타까운 조문객이 있다

 

  게으름은 거짓보다 더 음울하다는

  낯익은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죽음보다 아깝고 음란보다 뜨거운

  미사용 티켓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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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시학』2017-여름호 <초대시> 에서

   * 이미산/ 2006년『현대시』로 등단, 『아홉시 뉴스가 있는 풍경』『저기, 분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