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듣는다
백인덕
어쩌면,
영원은 순간일지 모른다.
추운 겨울밤, 담벼락 위를 밟고 와
불현듯 황홀하게
- 나는 너를 죽이고 싶었다.
얼굴 반만큼 커진 눈동자,
어떤 저녁을 담아 왔나,
언어 너머의 깊은 어둠,
피어 든 담배에 손가락을 데이고
내면이란 충동과 욕망의 도가니,
펄 펄 끓이며,
이리저리
책장과 노트를 오가는 사이
제가 걸어 온 발자국을 그대로 되짚어 간다.
-허공에 응결凝結하는
전할 수 없는 메시지,
어쩌면,
순간이 영원처럼 길어질 수도 있다.
초저녁부터 내린 눈 위에
삶이란 깊은 징조徵兆만 문신하는 너,
길게 혀를 내밀어
처마에서 떨어지는 눈을 먹는다.
내면은 피우다 만 담배처럼 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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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창작』2017-여름호 <신작시> 에서
* 백인덕/ 1991년『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단단함에 대하여』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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