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가늠하다/ 이종민(李鐘旼)

검지 정숙자 2017. 6. 1. 15:01

 

    가늠하다

 

    이종민(李鐘旼)

 

 

  포구에서 너는 돌을 던지고는 했다

  대답을 않고 돌을 던지고는 했다

  나는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배가 하나둘 떠날 즘이면 내게 밥물 재는 법을 가르쳤다

  눈대중으로도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알게 될 거라고 했다

 

  비가 고인 웅덩이를 보면

  너라면 어떠했을까

  생각이 차오른다

  웅덩이에 손을 담그면 바닥이 질다는 걸 알 수 있다

 

  쌀을 씻고 밥물을 맞추며

  오늘은 오늘의 질문을

  내일은 너의 대답을 들으러 가야지

 

  네가 떠나고도 바다가 잠잠해지지 않았다

  눈물이 고이지 않았는데도 그랬다

 

  포구로 가면 물을 볼 수 있다

  아직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물이다

 

    --------------

  *『문학사상』2017-6월호 <시> 에서

  * 이종민(李鐘旼)/ 1990년 경기도 구리 출생, 추계예대 문창과 졸업,  201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