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조각을 찾아서
-퍼즐 맞추기
박성희
격자창을 지나온 햇살이
투명한 물고기처럼
내 앞을 지나간다
궤도에서 멀어져가는 지난 좌표들
천 개의 조각이 제자리로 돌아오면
잃어버린 얼굴 찾을 수 있을까
돛을 꿰매 바다에 띄운다
배가 통유리 안으로 들어온다
나는 발을 담그고 책을 읽는다
문자들이 하나씩 부두를 빠져나가고
새들이 그 뒤를 따른다
책 속의 길이 사라지며
물꽃이 피어난다
잃어버린 것도 없이
나는 가볍다
-전문-
해설> 한 문장: 시세계에서 꽃이 시의 말을 의미하기도 한다면, 시 역시 아름다움의 절정으로 완성되었다가 침묵으로 빠지는, 다시 말하면 무덤이 되어버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시는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문자로 인쇄되어 침묵한 채 존재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하면, 시는 침묵을 통해서, 말의 죽음을 통해서 완성된다.(이성혁/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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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풍뎅이 날개로 지구를 돌다』에서/ 2017. 4. 25. <시산맥사> 펴냄
* 박성희/ 2008년 『불교문예』로 등단, 조선대학교 가정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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