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아슬/ 박제영

검지 정숙자 2017. 5. 27. 11:35

 

 

    아슬

 

    박제영

 

 

  아슬이라는 말

  국어사전을 찾으니

  길이 여덟 자 한 치, 너비 한 자 여덟 치에 스물일곱 줄로 된 거문고라네

 

  아슬이라는 말

  국어사전에는 없네

  다섯 자 한 치, 우리 어미 칠십 년 늙은 무릎

  다섯 자 세 치, 우리 아비 팔십 년 늙은 무릎

  살아온 굽이만큼 굽어지고 기울었네

 

  아슬이라는 말

  늙고 굽고 기운 무릎이라는 말

  무릎이 기운다는 말

  국어사전에는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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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나무』2017-여름호 <신작 시> 에서

  * 박제영/ 1992년『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그런 저녁』『식구』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