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
박제영
아슬이라는 말
국어사전을 찾으니
길이 여덟 자 한 치, 너비 한 자 여덟 치에 스물일곱 줄로 된 거문고라네
아슬이라는 말
국어사전에는 없네
다섯 자 한 치, 우리 어미 칠십 년 늙은 무릎
다섯 자 세 치, 우리 아비 팔십 년 늙은 무릎
살아온 굽이만큼 굽어지고 기울었네
아슬이라는 말
늙고 굽고 기운 무릎이라는 말
무릎이 기운다는 말
국어사전에는 없네
-----------------
*『문학나무』2017-여름호 <신작 시> 에서
* 박제영/ 1992년『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그런 저녁』『식구』등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오태호_'무허가적 상상력'으로 꿈꾸는 혁명(발췌)/ 어느 날 경철서를 나오며 : 송경동 (0) | 2017.05.27 |
|---|---|
| 자정의 심리학자/ 최서진 (0) | 2017.05.27 |
| 설악산/ 홍사성 (0) | 2017.05.27 |
| 유성호_애잔하고 아름다운 시간(발췌)/ 다시 불면 : 최춘희 (0) | 2017.05.27 |
| 김윤정_영원과 문명 사이의 충돌의 돌기(발췌)/ 바라나시 저녁의례 : 이정재 (0) | 2017.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