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금은돌
감옥을 짓는 남자에게 소년을 선물해 드렸죠
어깻죽지에 감겨있는 날개를 제 스스로 무너뜨린
슬프지 않게 혼자 선 남자
모두에게 괜찮아, 괜찮아, 난 됐어,
라고 말하는
남자의 껍질은 불투명한 바다
황금옷을 입은 물소가 파도 가장자리에서
제자리걸음 합니다 소년은 바다를 바라보며
물소가 만들어내는 물빛을 두려워합니다
소년은 그녀를 바라보느라
유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하고
소년은 그녀의 손을 놓지 못하고
소년은 손 위에서 자꾸만 어려집니다
깔때기 속으로 파고들어가듯
어리니까 맑게 웃네요
어려지니까 투명하네요
선물처럼 반달이 떠올라
느리게 느리게, 시간이 작동됩니다
남자가 바라보는 곳에 그네가 떠 있습니다
달빛이 이끄는 그네가 흔들립니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어요, 다른 곳에 있고 싶어요."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가 들려옵니다
달이 저물도록 늙은 소년이 남아 등을 구부립니다
그의 등에서 무덤 몇 개가 쏟아져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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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산맥』2017-여름호 <신작시>에서
* 금은돌/ 201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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