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어떤 문상/ 허문영

검지 정숙자 2017. 5. 3. 23:51

 

 

    어떤 문상

 

    허문영

 

 

  요즘 꽃들

  순서도 없이 피고 지는데

 

  목련꽃 지는 모습

  철쭉꽃이 보고 있더이다

 

  먼저 핀

  빨간 철쭉꽃

  그대로 펴있는데

 

  나중에 핀

  하얀 목련꽃

  먼저 떨어지더이다

 

  수백 켤레

  흰 고무신 같은 목련꽃

  마당에 흩어져있는데

  바람이 신고 가더이다

 

  일찌감치 흰 철쭉꽃

  고개 숙여

  백목련을 문상問喪하더이다

 

  피고

  지는

  꽃들의 경계

  봄비가 이별을 다독거리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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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표현』2017-5월호 <신작시 광장> 에서

  * 허문영/ 1989년『시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왕버들나무고아원』외, 시선집 『시의 감옥에 갇히다』외, 산문집 『생명을 문화로 읽다』외, 현 강원대 약햑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