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불면증이 없는 날들/ 이현호

검지 정숙자 2017. 4. 17. 00:52

 

    불면증이 없는 날들

 

    이현호

 

 

  절망은 나를 안아주었다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말을 목사님에게 들은 적 있었다

  누군가 맞추다 만 퍼즐 같은 세계에서

  우리는 퍼즐처럼 몸이 맞았다

 

  잠결에 무심코 요를 더듬다 우묵한 데가 만져져 잠을 깨면

  절망은 손 망원경을 하고 창밖을 올려다보고 있다

  공전은 궤도를 벗어나려는 행성들의 몸부림이야

  내 새우잠을 쓰다듬어주는 목소리가 있었다

 

  나는 살아 있다는 습관

  바닥이 없어서 끝나지 않는 추락을 꿈꾸면 숙면이었다

  무너져 내리는 밤하늘이 안대로 덮이고

  나는 그만 절망을 꼭 안아주고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우리는 언제까지나 서로에게 불시착하기로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전문-

 

   *요한복음」13장 3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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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실』2017-봄호 <신작시단>에서

  * 이현호/ 2007년『현대시』로 등단, 시집『라이터 좀 빌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