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이 없는 날들
이현호
절망은 나를 안아주었다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말을 목사님에게 들은 적 있었다
누군가 맞추다 만 퍼즐 같은 세계에서
우리는 퍼즐처럼 몸이 맞았다
잠결에 무심코 요를 더듬다 우묵한 데가 만져져 잠을 깨면
절망은 손 망원경을 하고 창밖을 올려다보고 있다
공전은 궤도를 벗어나려는 행성들의 몸부림이야
내 새우잠을 쓰다듬어주는 목소리가 있었다
나는 살아 있다는 습관
바닥이 없어서 끝나지 않는 추락을 꿈꾸면 숙면이었다
무너져 내리는 밤하늘이 안대로 덮이고
나는 그만 절망을 꼭 안아주고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우리는 언제까지나 서로에게 불시착하기로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전문-
*「요한복음」13장 3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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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실』2017-봄호 <신작시단>에서
* 이현호/ 2007년『현대시』로 등단, 시집『라이터 좀 빌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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