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무늬
오덕순
자동문이 발자국을 지운다
앞사람이 목례를 하며 옆으로 비껴선다
시계바늘이 째깍거리며 바쁘다고 중얼거린다
벽이 반짝이면 거울이 나를 쳐다본다
시간의 벽에 걸린 하루의 얼굴은
초록의 생각으로 싱싱해지고
빨강의 감정으로 밝아진다
손이 닿지 않는 공중에서
꿈은 하늘로 떠오른다
줄을 그으며 시간을 끌어올리는
계단이 부풀어 오른다
빠름의 속도는 지루하지 않다
웃음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는 빌딩의 뜰은
구석의 그늘을 늘어뜨리며 해가 진다
매달린 빛이 유리벽 속에서 나를 반사시킨다
다다를 수 없는 꼭짓점
남향은 불향과의 거리를 밀고 당긴다
녹슨 철근처럼 휘어지고 기울어지는
검붉은 복도로 흘러간다
손이 마주치며 거울은 벽을 거꾸로 비춰본다
베이고 찢어지는 데칼코마니
먼지의 소문은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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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표현』2017-4월호 <신작시 광장>에서
* 오덕순/ 2007년『시사사』로 등단, 시집『어느 섬의 나이팅게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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