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이종영
가차는 오늘도 연착이란다
밤새 내린 눈으로
지난 밤 막차를 놓쳤는지
새우잠 자는 두 사내
바짝 오그라붙은 나무의자에
그나마 앉을 곳이 없다
밤새 타다 남은 갈탄 열기에
굽은 손을 녹이며 소년은 중얼거린다
오늘은 또 몇 시간 지각일까
청량리에서 출발한 급행열차는 밤새 달려와
설렁설렁 묶은 몇 뭉치의 신문을
내동댕이치고 달아나는데
사무실 통난로 옆을 왔다 갔다
시무룩한 역장의 침묵이 지쳐 보인다
기말고사,
시험만큼은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기차가 울지 않는다
기찻길이 지워진다
내 어린 청춘 위로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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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소리문학』2017-봄호 <시> 에서
* 이종영/ 2007년 『문학 21』로 시 부문 등단, 2012년『문예감성』으로 수필 부문 등단, 중원문학상 · 들소리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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