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질경이의 노래/ 김문억

검지 정숙자 2011. 3. 6. 19:50


    질경이의 노래


     김문억



  꺾어지기 싫어서

  키 크기를 포기했다

  얼굴 들기 싫어서

  땅 바닥에 엎드려 산다

  그 누가 나를 밟기 전에 미리

  내가 나를 밟고 산다


  처음부터 땅을 믿고

  온몸으로 붙잡았다

  올려다보는 것은

  해 하나면 족하다

  하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

  길섶에서 살고 있다.


  *김문억 시조집 『하나+하나=하나』에서/ 2011.1월 <파루출판>펴냄

  *김문억/ 충북 청원 출생, 198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이 이긴다/ 손현숙  (0) 2011.03.08
북어/ 김문억  (0) 2011.03.06
누선(淚腺) / 송재학  (0) 2011.03.06
눈물/ 송재학  (0) 2011.03.06
새/ 손택수  (0) 2011.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