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새/ 손택수

검지 정숙자 2011. 3. 6. 03:02

 

    새


     손택수



  점 하나를 공중에 찍어놓았다 점자라도 박듯 꾸욱

  눌러놓았다


  날갯짓도 없이,

  한동안,

  꿈쩍도 않는,

  새


  비가 몰려오는가 머언 북쪽 하늘에서 진눈깨비

  소식이라도 있는가


  깃털을 흔들고 가는 바람을 읽고 구름을 읽는

  골똘한 저,

  한 점


  속으로 온 하늘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

 


  * 시집 『나무의 수사학』에서/ 2010.6.30 (주)실천문학 펴냄

  * 손택수/ 전남 담양 출생, 1998년《한국일보》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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