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봄의 대곡선/ 이필

검지 정숙자 2016. 12. 1. 00:05

 

 

    봄의 대곡선

 

     이 필

 

 

  목련이 양떼처럼 봄밤을 몰고 가면,

  목동은 별의 발자국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

 

  별과 별을 이어보는 손끝, 차가운 너의 입김이 어둠의 곁을 환히 아프

게 하겠다 새로 첫 잎이 돋고 백목련 가지는 봄의 대곡선을 지나 동쪽으로

조금씩 고개를 기울였지 여기는 잊힌 별 아크투루스, 별은 사람으로부터

돋아나고 어느 수도사의 필사본에 찍힌 새벽처럼 먼 곳에 닿을 안부 같은

것, 잎과 잎이 포개어져 봄의 한 생을 이룰 때

 

  수억 광년, 별들도 저무는 사이

  북극성처럼 가지의 길을 알려주는 목련꽃도 있어

  처녀자리 아래 발굴된 별의 화석

  돌 속으로 스민 입맞춤을 누군가 긁어내면

  낯선 온기를 가만 흐느낄 텐데

 

  목련나무 한 그루

  제 안의 꽃봉오리로 별자리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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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사상』 2016-12월호 <2016년 『문학사상』제69회 신인문학상 당선작> 6편 중에서

  * 이 필/ 1972년 경북 영주 출생, 숙명여대 영문학 전공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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