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자세로 앉아
최설
엎드린 것들은 오래도록 우는 듯하지
목 뒤에서 엉덩이까지 척추가 들어날 때
척추의 두께만큼 몸통이 둘로 나뉠 때
엎드린 등은 슬픔의 굴곡이 된다
너는 얼굴 없이 등 뒤로 말하는 사람
엎드린 개와
엎드린 노인
종일토록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지
뭉개지는 가슴과
돌처럼 딱딱해지는 뱃가죽의 온도를
고개를 들어보면 목덜미가 꺾일 것 같아
오늘도 머리를 숙인 채 걸어가는 사람
엎드린 너의 등을 천천히 두드릴 때 너는 눈을 감고 있어야겠지만
마디마디 뾰족해야겠지만 목에서 하나 둘 내려오는 네 슬픔은 꼬리뼈
에서 뚝 떨어진다 엉덩이의 묵직함으로 너는 고개를 흔들며 묻어버리
곤 하겠지만
등에 등을 포갠다
같은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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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사』2016. 9-10월호 <신작특집>에서
* 최설/ 2015년 『현대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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