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
류인서
대합실 타임테이블을 보며 식단표를 떠올리는 그
식권을 받듯 차표를 사는 사람들 틈에 그가 있었다
꽃백일홍의 방향을 찾아 곧장 환승정류장으로 가야 했나
서쪽 계단 건넌 샛길을 찾아야 하나
시간요리사들의 늙은 충고를 흔들어 지우는 사이,
바람도 없는 흔들림의 시간이 달려왔다
흡사 실연의 첫 순간이더군,
공기막의 평온을 찢는 음속돌파의 굉음이었어
무릎뼈 찢어진 시간이 땅을 놓치고 있더군
발 딛은 바닥이 대뜸, 허구가 돼버리는 것이었어
거리에는 기억을 가리기 좋은 만큼의 어둠이 있었다
아스팔트 갈라진 입 속으로 덩이줄기처럼 매달려 자란 허공이 보였다
오늘은 작업부가 와서
거기 검은 콘크리트를 채워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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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야나』2016-가을(창간)호 <신작시>에서
* 류인서/ 2001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는 늘 왼쪽에 앉는다』『신호대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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