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죽은 새를 위한 메모/ 송종규

검지 정숙자 2016. 11. 16. 13:39

 

 

  <2017년 제10회 시인광장 문학상 수상작>

 

 

    죽은 새를 위한 메모

 

    송종규

 

 

  당신이 내게 오는 방법과 내가 당신에게 가는 방법은

  한 번도 일치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나는 어떤 전언 때문이 아니라, 하나의 문장이 꽃봉오리

처럼 터지거나

  익은 사과처럼 툭 떨어질 때

  비로소 당신이 당도한 걸 알아차린다

  당신에게 가기 위해 나는 구름과 바람의 높이에 닿고자 했지만

  당신은 언제나 노래보다 높은 곳에 있고

  내가 도달할 수 없는 낯선 목록에 편입되어 있다

  애초에 노래의 형식으로 당신에게 가고자 했던 건 내 생애 최대의

실수였다

  이를테면, 일종의 꿈이나 허구의 형식으로 당신은 존재한다

 

  모든 결말은 결국 어디에든 도달한다 자, 이제 내가 가까스로 당

신이라는 결말에 닿았다면

  노래가 빠져나간 내 부리에 남은 것은 결국 침묵,

 

  나는 이미 너무 많은 말을 발설했고 당신은 아마

  먼 별에서 맨발로 뛰어내린 빛줄기였을 것이다

 

  오랜 단골처럼 수시로 내 몸에는

  햇빛과 바람과 오래된 노래가 넘나들고 있다

     -전문, 『애지』 2016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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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진【시인광장】국내 시선詩選현대시(216) / 2016.8.25. e_메일로 받음'에

  * 송종규/ 경북 안동 출생, 1989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그대에게 가는 길처럼』『녹슨 방』등, 애지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