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_學
정숙자
깨달으려고 나무 아래 앉았던 게
아니라
깨달았기에 거기 정박한 거다
비운다는 추측은 좀 멀지
마음을? 생각을?
'멈춤' 정도면
그런대로
대치어가 되지 않을까
끊임없는 생각과 생각, 뒤엉키는 마음과 마음, 쑥밭으로 놔둘 순 없어
'멈추자, 멈추자'고 한 무릎 괄호쳤던 그.
그렇게 멈추기 위해 그의 후렴은 얼마나 먼 곳을 되짚고 횡단했을까.
얼마나 많은 등불을 꺼뜨렸을까. 그런데 왜 바위도 동굴도 아닌 나무를
선택했을까. 묵묵부답 푸른 기둥과 천진난만 작은 잎새들. 제행무상 그
늘의 강이 그에겐 환했던 걸까.
그는, 잡념조차 함부로 치지 않았다. 한 생각에 딴 마음 꽂지 않으며 비
바람에도 놀라지 않으려 했지. 오랜 멈춤 안에서 저절로 익어 떨어진 생
각… 생각… 생각들, 매번 대지에 묻어줬다네. 그 마른 껍질 속에는 애달
팠던 눈 들어있기에.
정작 어떤 게 죽음인지
환상인지
삶인지 한 조각도 풀지 못한 채
덜 자란 내 속내는 오늘도 어둠을 짓고
바람에게조차 물음을 뜬다
나무 아래 괄호를 타고 가장 멀리 걸어 나간 그
그는 그렇게 멈추기 위해 얼마동안이나 망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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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실』2016-가을호 <신작시단>에서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 『열매보다 강한 잎』『뿌리 깊은 달』외, 산문집 『밝은음자리표』『행복음자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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